본문 바로가기
White Story(영화생각)

파묘(破墓)신드롬이 주는 의미

by 76맨손의마술사 2024. 3. 21.

한국영화 '파묘(破墓)'는 900만 명을 넘어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한국 오컬트 영화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현존하는 오컬트 영화 최고의 흥행작이라 평가받는 '곡성'도 이미 넘어섰습니다. 가히 '파묘 신드롬'이라고 할 만합니다. 이에 따라 파묘를 분석한 유튜브나 영상들 역시 인기가 많습니다. 파묘가 리뷰를 볼 정도로 과연 의미 있는 작품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파묘는 오컬트 장르 영화로 봤을 때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입니다. 크게 보면 2개의 이야기이고, 작게는 6막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이야기도 쉽지 않은데, 2개의 이야기라니? 아마 보신 분들이라면 그 의미를 알겠습니다. 2개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만들어진 건 순전히 감독의 역량이 놀랍게도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승-전-결'이라는 4막 구조가 아닌 '기-서-결'의 3막 구조 이야기가 2개로 만들어진 것은 감독의 대단한 도전이자 새로운 시도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만으로는 '파묘 신드롬'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원인일까요?

한국 국민들의 DNA가 가진 종특이 아닐까요? 한국 국민들의 DNA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위험감지 특화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5,000번의 외세 침입을 받았고, 36년간 일본 식민지로 살아와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민주화 운동과 5.18로 군부독재를 넘어 국민의 손으로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아마 이런 경험을 가진 나라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어떤 상황일까요? 3.1절에 일장기를 당당히 들고 나오고, 모 정치인의 입에서는 유학의 성공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를 얘기하며, 5.18 북한 개입설을 당당히 주장하는 엄혹한 시대입니다. 또한 이승만을 찬양하는 '건국신화'라는 얼토당토 않는 다큐멘터리가 100만 관객을 넘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대중들이 본능적으로 '위험감지 특화기능'을 발동해 '파묘'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장재현 감독은 이런 시기에 맞춰 영화를 제작하진 않았겠지만, 이런 시기에 개봉하는 운명을 맞아 한국인의 '위기감지 특화기능' 버튼을 작동시킨 것이 아닌지 싶습니다. '건국전쟁'같은 영화가 나올때 마다 "험한 것이 나올 것이여"라는 영화신(神)의 경고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말도 안되는 궤변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영화 '파묘'장르적으로 재미있는 영화고,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 흥행 오컬트 영화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오컬트 영화를 좋아한다면 완전 추천~👍🏼

이미지 출처: 쇼박스